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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빛이 이끄는 곳으로

by busybee-busylife 2024.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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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 먹고싶을때 종종 시켜먹는 SUPER DUPER

 

5할은 이 샐러드를 먹기 위해 주문한다지

 

 

차를 타고 가다가 라디오에서 저자의 인터뷰를 듣고 이 책에 대해 알게되었다. 

프랑스에서 건축가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프랑스의 오래된 건축물에 관심을 가지게되면서 

그 집들의 주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각각의 집에 깃들어있는 다양한 사연을 엮어 책으로 만들었다. 

물론 실명이나 실제 집 주소가 노출되지 않도록.

추리소설 형태로 이야기를 썼다고해서 '히가시노 게이고'를 기대했으나, 

이 책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에 가까운 분위기다('히가시노 게이고' 책들을 읽었다면 무슨말인지 알 듯 ㅎ) 

 

2살씩 터울의 3남매(딸/딸/아들)로 자란 나는 어린시절 동생들과 함께 장난치고, 싸우고, 혼난 기억들로 가득하다. 

놀이터에서 막내 남동생에게 짖궂은 장난을 친 큰 오빠에게 겁도없이 대들고("내 동생한테 왜 그러는데!!!!!"),

엄마아빠가 우리를 찾지 못하게 숨어있자며 큰 이불 속에 한참을 들어가있고(엄마아빠는 끝까지 우리를 찾지 않으셨다...), 

울트라맨 만화영화를 보고 따라하며 놀다가 뭔가를 깨트려서 다같이 혼나고, 

계곡에서 물고기를 잡겠다고 페트병 물통에 손톱보다 작은 물고기를 한 마리 잡아서 신나하고, 

크리스마스 이브날 밤에 동생들이 안자고 장난쳐서 화내고("너네가 안자니까 산타할아버지가 못오시잖아!!"),

고속도로를 타고 멀리 놀러갈 때는 뒷좌석에 셋이 쪼로록 앉아 우리끼리 인형극을 하고,

우리 용돈을 모아 엄마아빠 결혼 기념일 선물로 예쁜 장식품을 사고(아직도 보관하고 계신다)...

돌이켜보면 깔깔 웃음소리, 혼나는 꾸중소리 등 잠시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 

 

1. 그 시절 나의 부모님은 행복하셨을까 

이제 우리 남매도 각자의 가정이 생기고, 각자의 인생이 바빠져서 자주 모이지 못한다. 

나도 '철부지 없는 저 나이대의 자식을 가진 엄마'가 되어버렸다. 

우리 부모님은 자식을 셋이나 키워내면서 행복하셨을까. 

집안이 더이상 시끌시끌하지 않고 조용해져서 더 좋으실까. 

 

2. 나의 아들은 외동이라서 외롭지는 않을까 

아들이 10살쯤 되니 이제 주변에서 둘째 소리는 없어졌다. 

어린시절 혹은 사춘기시절까지도 나는 혼자였던 적이 거의 없다(기억이 나질 않음). 

외동인 나의 아들은 혼자 책보고, 혼자 레고하면서 잘 노는데 

동생(들)이 있었더라면 더 행복했을까..

 

 

문득 한 유명한 고깃집에서 외식을 했던 기억이 난다. 

숯불에 한우를 구워주는 비싼 식당이었는데 나중에 나올때 보니 한우 17인분을 먹었다(우리 셋 다 초딩이었는데..). 

소고기를 먹으며 아빠가 신문 기사 한 조각을 이야기해주셨다. 

한 30대 여성이 생활고를 견디지못해 어린 자식 둘과 함께 옥상에서 뛰어내렸다고 한다. 

아빠는 그 이야기를 하면서 눈물을 흘리셨다. 

아빠가 눈물 흘리시는 모습은 처음이어서 그런지 그 당시 고깃집이 생생하게 기억난다(테이블, 우리가 앉았던 위치...) 

 

우리도 한때 부모님에게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힘이 되어드렸는지,

지금 우리는 부모님께 어떤 의미인지,

나의 아들은 지금의 유년시절을 먼 훗날 어떻게 기억할 지

 

지금 시각 목요일 저녁 7시 30분

10살 아들은 아직 수학학원에 있다. 

이노무 황소.. 그냥 일찍 오라고해도 굳이 미션을 다 끝내고 오겠다고 고집부린다. 

초3이 이 시각에 수학학원에 있는게 맞는건지...

 

어린 시절

엄마아빠 몰래 큰 이불 속에 함께 숨어있던 그때로 한번만 돌아가고 싶다. 


 

제가 태어나서 자란 저택을 돈으로 거래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돈이라면 지금도 충분하지만 그 돈으로 제 어린 시절의 추억을 사고팔 수는 없으니까요. 제 기억이 돈으로 매겨지는 것은 원치 않습니다. .... 기억의 가치는 돈으로 매길 수 없습니다. 그 기억이 비록 원망이나 미움일지라도... 제 어린 시절이 담겨 있는 그 집을 부탁합니다.(저택 주인 피터 왈처가 본인이 살던 집을 팔면서 매수자인 주인공에게 남긴 편지) 

 

"아나톨, 당신이 여기서 살았을 때 즐거웠던 기억을 떠올려 줄래요? 내가 최대한 그와 비슷한 공간을 만들어줄게요."

"저는 지금 당장 앞을 보지도 못할뿐더러, 이 집은 프랑스와 씨 것이잖아요. 제안은 감사하지만 그렇게 애쓰지 않으셔도 돼요."

"이건 건축가로서도 재미있는 도전이에요. 언제나 건축은 앞을 볼 수 있는 이들의 것이었잖아요. 그 편견을 깨보고 싶어요. 보이지 않아도 공간을 느낄 방법은 많이 있다고 믿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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